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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추진'거제노자산환경영향평가서 거짓부실 확인

  • 관리자
  •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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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추진' 거제 노자산 환경영향평가서 거짓·부실 확인"

공동조사 결과 대흥랑·거제외줄달팽이 개체 다수 파악... 시민행동 "경남도 불승인해야"

23.07.31 13:51l최종 업데이트 23.07.31 13:51l 윤성효(cjnews)

거제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3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거제남부관광단지 공종조사 결과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 확인"이라고 했다.
▲  거제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3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거제남부관광단지 공종조사 결과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 확인"이라고 했다.
ⓒ 윤성효
 
경남 거제 노자산(해발 565m) 일대에서 골프장 조성을 추진하는 업체 측이 제출했던 환경영향평가(전략, 보완서, 재보완서) 내용과 달리, 멸종위기야생생물 등의 개체 수가 훨씬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어민·시민 등 30여개 단체로 구성된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3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공동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골프장 개발 불승인을 경남도에 촉구했다.

노자산 골프장은 거제남부관광단지라는 이름으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2018년부터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됐으며,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6월 19일 조건을 붙여 '협의의견'을 내고 공동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경남도(2명), 낙동강유역환경청(3명) 추천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동조사단이 지난 7월 노자산 일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대흥란은 골프장(457), 휴양콘도(103), 조성녹지(110), 원형보전녹지(57) 대상지에서 총 727개체, 거제외줄달팽이는 8개 계곡부에서 생체 20개체와 사체 2개체를 포함해 총 22개체가 확인됐다.

대흥란과 거제외줄달팽이는 멸종위기야생생물2급이다. 거제외줄다팽이는 282종 멸종위기종 가운데 유일하게 '거제'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종이다. 이번 공동조사에서는 노자산에 서식하고 있는 '팔색조'는 제외됐다.

그동안 업체 측은 환경영향평가서를 통해 '노자산에 대흥란은 3개 지점에서 95개체만 확인됐고, 팔색조는 번식지·서식지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거제외줄달팽이는 배수로에서 사체 1개체만 확인됐다'고 주장해 왔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그동안 사업지구 내 조사 결과 팔색조 둥지 36개를 찾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번에 '협의의견'을 내면서 대흥란과 관련해 '불가피할 경우'에 이식·이주를 제시했다. 이는 대흥란을 이주·이식해서 골프장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시민행동은 "개발사업자는 이주·이식이 되지 않을 경우 골프장 27홀 그림이 나오지 않을 것이기에, 이주·이식에 모든 역량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멸종위기종은 매우 특수한 환경에서만 생장하는 특성상 이주·이식할 경우 생존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무분별하게 이주·이식에 동의해 줬던 환경부의 행태로 볼 때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낙동강환경청은 멸종위기종 대흥란의 이주나 이식이 불가능하고 이주·이식 사례가 없다며 멸종위기종의 원형보전 원칙을 들면서도 '불가피할 경우'라는 단서를 달아 이주·이식에 동의해주고 있다. 멸종위기종을 보호해야할 기관이 임무를 저버리고 멸종을 부추기는 이러한 행태를 우리들은 강력하게 규탄한다"라고 말했다.

시민행동은 "낙동강환경청은 경남도와의 추가협의에서 그 어떤 정치적 고려 없이, 각 종의 생태 특성을 이해해 '이주·이식이 아니라 원형보전 의견'을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자산 대흥란. 폭우에 쓸려 내려온 대흥란 뿌리 줄기. 꽃대 1개가 올라왔으나 환경에 따라 수십 개체가 올라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  노자산 대흥란. 폭우에 쓸려 내려온 대흥란 뿌리 줄기. 꽃대 1개가 올라왔으나 환경에 따라 수십 개체가 올라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윤성효

  
7월 27일 거제시가 경남도에 보낸 노자산 관련 공동조사 결과.
▲  7월 27일 거제시가 경남도에 보낸 노자산 관련 공동조사 결과.
ⓒ 윤성효
 
"멸종위기종 원형보전할 경우 골프장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

시민행동은 회견문을 통해 "이번 조사 결과는 우리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환경영향평가서의 '거짓·부실 작성'을 증명한다"며 "공동조사 결과에 따라 멸종위기종을 원형보전할 경우 골프장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환경영향평가서를 거짓·부실 작성한 사람들과 이를 묵인하고 방조한 낙동강유역청이 책임을 져야 하며, 더이상 사회적 갈등과 행정력 낭비를 막기 위해 사업의 전면 취소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당초 노자산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냈던 업체는 이를 포함해 다른 평가서를 거짓·부실로 제출한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낙동강환경청은 2020년 6월 "환경영향평가서에서 생태분야는 아주 중요한 사항으로서 조사자, 조사시간 등을 거짓으로 작성할 경우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근간이 훼손된다"며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행동은 "입지 선정단계에서 식생보전등급과 생태자연도가 재대로 평가되고, 멸종위기종인 대흥란, 팔색조, 거제외줄달팽이 등이 발견됐다면 이 사업은 출발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전략평가 사업자인 거제시, 협의해준 낙동강환경청, 관광단지를 지정고시한 경남도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경남도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업체의 유죄판결시 대책을 묻는 국민신문고 민원에 대해 "현재 관광단지 지정 취소와 관련해서는 검토 중에 있지 않으나 재판 결과에 따라 필요시 거제시 및 낙동강유역환경청 등과 협의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답한 바 있다.

시민행동은 "기록적인 폭우와 산사태에 이어 폭염이 기승이다. 기후재난이 일상화됐다. 무분별한 개발에 대한 지구의 경고다. 누구나 숲에 가면 시원함과 상쾌함을 느낀다. 숲은 온도를 저감하고 탄소를 흡수하며 다양한 생물들의 삶터이고 인류의 쉼터이다"라라면서 "거제도에 마지막 남은 원시림 100만평을 파괴하고 골프장을 개발한다니 어린 학생들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했다.

시민행동은 노자산 골프장 조성에 반대하며 두 달째 집회를 열어 오고 있으며 '노자산을 지키자'는 서명운동에 1만 3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학생 300여 명이 승인권자인 박완수 경남도지사에게 손편지를 보내 노자산을 보호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골프장 조성사업은 환경부의 협의 과정을 거쳤고 경남도의 승인 여부만 남겨두고 있다.  
 
거제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3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거제남부관광단지 공종조사 결과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 확인"이라고 했다.
▲  거제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3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거제남부관광단지 공종조사 결과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 확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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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3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거제남부관광단지 공종조사 결과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 확인"이라고 했다.
▲  거제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3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거제남부관광단지 공종조사 결과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 확인"이라고 했다.
ⓒ 윤성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