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바다의 땅 통영의 두 얼굴

  • 관리자
  • 202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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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신문 지역공동체활성화프로젝트’ 현장취재 돌입 

지난 12일 통영시 동호항 바닷속 수중촬영 실태조사

끊어지고 뒤엉킨 폐해수관·플라스틱 상자 산적 ‘심각’

 

■2024 문화체육관광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우선지원대상 한산신문 공모사업

‘한산신문 지역공동체활성화프로젝트'-①

동호항 일대 바닷속에서 발견된 폐해수인입관. 끊어지고 찢어짐은 물론, 크기별로 다른 폐호수가 얽히고설켜 해양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동호항 일대 바닷속에서 발견된 폐해수인입관. 끊어지고 찢어짐은 물론, 크기별로 다른 폐호수가 얽히고설켜 

해양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한산신문 2024 지역공동체활성화프로젝트’로 진행되는 바닷속 해수관 실태 추적을 위한 현장취재가 지난 12일 통영시 정량동 동호항에서 본격 시작됐다.


바닷속 수중촬영과 현장취재를 위해 한산신문 취재진과 (사)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신종호 이사장, 권유진 생태팀장이 동호항에 모였다.


동호항은 지난 1989년 어항과 수산가공단지, 유통시설 등의 활용 목적으로 매립된 곳이다. 이곳은 모든 해류가 모이는 지점이자, 수입 활어 대형 수족관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이날 현장취재는 정량동 이순신공원 입구 방파제에서 진행됐다. 수산물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 바닷물을 취수하는 해수인입관이 줄지어 설치돼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청호수 형태의 해수관을 사용했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대부분의 해수관을 PE관(폴리에틸렌)으로 교체·사용하고 있었다.

 

 

 

 

해수관이 설치된 인근에 버려져 몇 달째 방치중인 폐해수관.

해수관이 설치된 인근에 버려져 몇 달째 방치중인 폐해수관.


 

해수관이 설치된 인근 바닷물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는 폐해수관. 

 

해수관이 설치된 인근 바닷물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는 폐해수관. 


 

 

크기가 다른 폐호수가 바닷속에 버려져 집중적으로 모여있는 모습.

크기가 다른 폐호수가 바닷속에 버려져 집중적으로 모여있는 모습


 

 

청호수 취수구 입구에 불순물이 달라붙지 못하게 덮어놓은 플라스틱 상자도 함께 버려져있다.

청호수 취수구 입구에 불순물이 달라붙지 못하게 덮어놓은 플라스틱 상자도 함께 버려져있다.



오전 9시, 스쿠버다이빙 장비와 수중카메라를 착용한 잠수사가 직접 동호항 일대 바닷속으로 들어가 1시간가량 해수관 추적에 나서 수중촬영에 돌입했다.

그동안 취재진은 해수관이 설치된 방파제 일대를 돌아보며 주변 해양환경 실태를 파악했다. 해수관이 설치된 인근에 버려진 해수관들과 바닷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폐해수관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방파제에 버려진 해수관은 올해 초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환경연 관계자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날 수중촬영에 찍힌 폐해수관의 모습은 말 그대로 충격이었다. 끊어지고 찢어짐은 물론, 크기별로 다른 폐호수가 얽히고설켜 탄식을 자아냈다. 육지에서 30미터 가량 떨어진 청호수(해수관) 끝부분에 불순물이 달라붙지 못하도록 플라스틱 상자 2개를 이어 덮어놓는데, 사용 기간이 끝난 해수관을 잘라버리면서 이러한 플라스틱 상자도 함께 바닷속에 버려진 상태였다. 특히 노후화가 심한 해수관은 바위 틈새와 아래에 끼여 끊어지고 부식돼 바닷속 오염을 가속하고 있었다.

현장을 동행한 (사)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신종호 이사장은 “예전에는 청호수로 된 해수관을 설치·사용했었는데 파도가 치면 휘어지고 찢어지는 상태가 지속되다보니 더 단단한 PE관(폴리에틸렌)으로 교체해 사용하고 있다. 해수관 윗부분이 PE관이라도 중간 부분은 청호수로 된 부분도 있다. 사용 기간이 끝나거나 부착생물이 붙어 바닷물 취수가 어려운 해수관을 바닷속에서 그대로 잘라버리니 이는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동호항 매립 이후부터 현재까지 버려진 해수관의 양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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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권유진 생태팀장은 전국 단위의 폐해수관 실태조사 필요성을 요구, 바닷속 방치된 폐해수관에 따른 

침적 쓰레기 수거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권유진 생태팀장은 전국 단위의 폐해수관 실태조사 필요성을 요구, 바닷속 방치된 폐해수관에 따른 침적 쓰레기 수거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닷속 폐해수관→침적 쓰레기→해양생태계 파괴 ‘악순환’

(사)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권유진 생태팀장

치어 산란장·자원 조성 ‘잘피 서식지’ 파괴

행정 관리·감독 철저…폐해수관 수거 필수

 

 


권 팀장은 “이번에 현장취재를 진행한 곳은 수입 활어를 임시보관하고 있는 수족관이 있는 곳이다. 수족관에 해수를 사용하기 위해 해수인입관을 설치해 바닷물을 뽑아 올린다. 해수관의 사용 기간인 3년이 지나 새로운 해수관으로 교체할 때 바닷속에 있는 해수관을 그대로 버리고, 새로운 관을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는 상태다. 동호항 매립 이후 30여 년간 3년을 주기로 해수관을 교체했다고 가정한다면 그 양은 엄청날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잘피 서식지였던 동호항 일대 바다는 폐해수관으로 인해 파괴됐다. 방치된 폐해수관은 시간이 흘러 침적 쓰레기로 변한다. 뿌리식물인 잘피는 폐해수관으로 인해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서식지를 잃어버리게 됐다.


귄유진 팀장은 “탄소흡수 능력이 뛰어난 잘피는 산림에 비해 5배 이상 정화능력이 뛰어나다. 이곳은 치어들의 산란장이자 수산자원이 조성될 수 있는 공간임에도 폐해수관으로 인해 잘피 서식지가 파괴됐다. 수중촬영 사진을 보면 버려진 해수관이 잘피를 덮으면서 광합성을 저해하고 있다. 빛의 투과를 받지 못해 수생식물이 살아갈 공간이 형성되지 않고, 이는 해양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수관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공유수면 점·사용허가를 5년 단위로 받아야 한다. 이를 갱신하는 과정에서 폐해수관을 걷어내고 새 해수관을 설치해야 함에도 행정의 관리·감독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앙정부 단위에서 폐해수관의 전국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산을 편성해 침적 쓰레기를 수거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이번 한산신문 보도를 통해 행정에서 바닷속에 방치된 폐해수관을 수거할 수 있도록 독려가 필요하다”며 대책마련 시급성을 언급했다.


권 팀장은 “통영이 수산1번지라고 모두 알고 계신다. 오늘 살펴본 현장도 이순신공원이 있는 곳이라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하지만 바닷속에는 수산물 가공공장 및 수입업체 업자들이 버린 폐해수관으로 넘쳐흐르고 있는 실정이고, 이는 해양생태계를 훼손하는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한산신문의 이번 보도를 통해 통영 바닷속 실태를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행정에서의 협조를 통해 침적 쓰레기가 수거되고 해양생태계가 회복되는 깨끗한 통영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바닷속에 버려진 폐해수관.

바닷속에 버려진 폐해수관.

 

 

바닷속에 버려진 폐해수관.



글·사진=강송은·박초여름 기자

편집=배선희 기자

후원=문화체육관광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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